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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피바이오텍 "폐암 예후진단 개발..내년 확증임상 돌입"

입력 2018-12-19 13:31 수정 2018-12-19 13:31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8개 예후예측 유전자 발굴..인공지능, 림프절 전이여부 분석 등 통해 예측력 고도화

"폐암환자의 예후를 진단하는 8개의 후보 유전자를 발굴했으며 이들을 통해 재발 비율을 예측할 수 있는 자체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내년 1월 허가를 위한 확증입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추가해 예후진단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이명훈 디앤피바이오텍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벤처 스타트업 서밋'에서 개발 중인 폐암예후진단에 대해 소개했다.

이 대표는 "암 등의 질병을 치료할 때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예후"라며 "최근 통계를 살펴보면 많은 암 종의 5년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는데 간암과 폐암은 개선 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폐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약 25%에 불과하다. 디앤피바이오텍은 까다로운 폐암 치료에서 효과적인 전략 수립이 가능케 하기 위해 예후예측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을 진단하고 예후를 예측하기 위한 도구로 대표적인 것이 'TNM 병기분류'다. 이는 국제암위원회에서 작성한 것으로 종양의 개수와 크기(Tumor), 림프절 전이 여부(Node), 원격 전이 발생 여부(Metastasis) 등을 토대로 암의 병기를 판단한다. 하지만 폐암의 경우 TNM 분류의 정확도가 낮기 때문에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새로운 솔루션이 필요했는데, 우리는 이것을 유전자에서 찾아냈다"고 말했다.

디앤피바이오텍은 3000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스크리닝 칩을 개발하고 1400명의 환자 샘플을 분석한 결과, 최종적으로 8개의 후보 유전자를 발굴, 확정했다. 또한 이 후보 유전자들을 가지고 재발 비율을 예측할 수 있는 자체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이 대표는 "Real-time PCR 방식을 이용해 유전자를 추출하고 증폭, 8개 유전자의 발현 알고리즘을 분석하는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지난 11월 탐색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위한 확증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앤피바이오텍은 개발 제품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미국 미리어드의 폐암 예후진단 'MyPlan-Lung cancer' 서비스와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MyPlan-Lung cancer의 경우 폐암 조직에서 추출한 유전자에서 46개 유전자의 정량적인 발현 패턴을 분석해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판별한다.

이 대표는 "우리 제품은 8개 유전자 발현을 정성적으로 분석한다. 분석 방법이 간단하고 더 효율적이며 실제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 위험군을 분별하는 능력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한 경쟁 서비스와 비교해 키트 개발이 쉽기 때문에 진단키트 판매와 분석 서비스 제공이라는 투 트랙의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품을 임상적으로 가치를 증명하는 것도 어렵지만 보수적인 의료 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단계적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갈 예정이다"면서 "유전자로 시장을 발굴하는 1단계, 제품의 정확도를 높이는 2단계를 거쳐 유전자 데이터와 의료영상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하는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딥러닝을 활용한 차세대 진단 기술을 통해 시장을 확대한다는 3단계 전략을 수립했다"고 소개했다.

디앤피바이오텍은 이를 위해 인공지능을 적용해 예후 관련 인자들의 상호작용을 반영한 폐암 예후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연세대학교 황도식 교수의 메디컬 AI 랩 연구팀과 개발을 진행 중이다. AI에 유전자 정보와 의료영상 데이터를 접목했다. 이 대표는 "의료 데이터가 빅데이터라고 하지만 실제로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면 그 양이 매우 적다. 이렇게 적은 데이터 안에서 의미를 찾아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디앤피바이오텍이 개발 중인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예후 진단 정확도가 기존 방법 대비 향상되는 결과도 확인했다.

디앤피바이오텍은 예후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인 전이를 확인하는 것에 대한 분자진단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기존에는 종양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술 중 림프절을 절제하고 동결절편조직검사 방법을 통해 전이 여부를 확인했다. 이 방법은 수술실이 아닌 병리과로 조직을 이동시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1시간 가량의 시간 동안 환자는 개복 또는 개흉 상태로 대기해야 한다. 또한 응급으로 진행하는 검사이다 보니 해상도와 정확성이 떨어져 많은 경우, 전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빠르고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 분자진단법을 개발했다. 등온증폭법 기반의 디앤피바이오텍의 제품은 RNA 정제과정을 생략해 한 번의 과정만으로 전체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은 절제한 림프절에 전이의 흔적이 남아 있으면 원래 보라색이던 시약이 파랗게 변하게 된다. 이 대표는 "12.5 피코그램의 종양 유전자만 존재해도 감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쟁제품의 경우 50피코그램 이상의 경우만 전이가 검출된다.

그는 "또한 경쟁제품은 RNA 추출 자동화 등 전체적인 시스템이 고가로 형성돼 있다. 우리는 간단한 원스텝 시스템으로 제품력과 동시에 가격 경쟁력도 갖춘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암 환자가 증가하면 의료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는데, 예후 예측을 통해 치료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그 비용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면서 "디앤피바이오텍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사업화 전략을 통해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피앤바이오텍은 '서울 글로벌 바이오 메디컬 신성장 동력투자펀드(업무집행조합원 한화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총 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2017년에는 'KT-IBKC 미래투자조합1호'를 통해 20억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했다.